양 다리에 두 개, 등에 하나, 중심보다 약간 왼쪽 흉부에 하나 - 죽음이라는 이름의 절단면이 확실히 보인다 - 직사의 마안, 료우기 시키
공의 경계 - The garden of sinners
공의 경계는 꽤나 오래전에 나온 일본 소설이다. 여기에 나오는 '직사의 마안'이라는 설정은 나중에 다른 동인게임의 소재가 되기도 했고 다른 애니메이션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매력적인 소설이었는데 나는 이것을 군대에 있을때 책을 구입해서 봤었다. 이등병때 읽었는데 그나마 힘든 생활의 단물과 같은 책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랬던 소설이었는데 얼마전 극장판이 나오더니 DVD가 나오게 되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공의 경계는 직사의 마안이라는 죽음의 선 비슷한 것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시키'라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그리고 그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놈 하나, 마지막으로 남자놈이 아르바이트하는 이상한 인형제조사 여자 하나.
애니플렉스 & 듣보잡 PRESENT
애니플렉스라면 애니메이션을 그렇게 많이 보지 않는 나로써도 한번쯤 들어본 곳이다.
극장에서 개봉할 정도였으니 퀄리티는 기대해도 될것 같다.
왜 처음부터 남자놈의 머리를 디미는거냐
책을 읽으며 얻게된 캐릭터 이미지와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이미지는 좀 달랐는데 유독 이 남자놈만은 똑같았다. 그건 즉, 책을 읽었을때 누구나 공통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놈이라는 것이지.....
주인공 료우기 시키
직사의 마안을 가지고 있는 여자를 좋아하는 저 남자놈은 자주 이 여자 집에 놀러온다. 때론 자고가기도 한다(....) 쓸데없는 짓은 안하는 것 같지만. 하긴 허튼수작 부리면 바로 직사의 마안을 사용해 칼로 배를 갈라버리겠지
사건의 발단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후조 빌딩'이라고 하는 폐건물에서 자꾸 사람이 떨어져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왜 죽는지 유서도 남기지 않고, 죽을 이유도 없는 사람들이 자꾸 죽는 것이다.
희생자가 늘어나자, 경찰은 이 곳의 출입을 막지만 희생자까지 막지는 못한다.
아오자키 토우코. 인형을 만든다
이 일에 대해서 시키는 아오자키 토우코에게 상담을 하러 간다.
토우코는 인형제조사로써 매우 특이한 인형을 만든다.
사실, 소설을 보다보면 이 토우코라는 캐릭터는 경악할만한 비밀을 가지고있는 캐릭터이지만, 아직 1편인 부감풍경에서는 그냥 냉소적인 여자로 나올 뿐이다.
상담을 하면서 결론이 난 것은, 자살한 이들은 자살한게 아니라 누군가의 정신적인 이끌림을 받아 스스로 죽게 된 것이라는 대답이 나온다.
그 누군가는 후조 빌딩에 있을 거라고.
멍청한 남자놈. 잠이나 쳐자고있어
그러던 와중에 남자 주인공이 후조빌딩에 다녀온 후로 픽 쓰러져서 정신을 못차린다.
그 범인의 짓인가?
이 남자놈에게 마음이 있는 시키는 뭔가 안되겠다고 직감한다.
후조 빌딩. 존내 후진 빌딩이다.
그래서 찾아간 후조 빌딩.
폐건물이라 별것도 없이 잔해만 남아있을 뿐이다.
뒤에나온건 심령사진이 아님
그러다가 이번 사건의 범인의 기습을 받아 전투를 벌인다.
시키라는 여자는 연약한 여자의 이미지로 나오지 않고 강인한 여전사의 이미지로 그려진다.
단도 하나만 들고 적을 쓸어나가는.
그러나 기습을 당했고 적에 대한 정보도 없이 그냥 간 상태여서 시키는 의수였던 한쪽팔을 잃게 된다.
이 부분은 소설에 없는 내용이다.
무서운 여자
전투중 시키의 한쪽 의수를 잃은 것을 안 토우코는 이것을 고쳐주게 된다.
인형사이기 때문에 한쪽팔의 의수를 만드는 것쯤은 식은죽먹기라는 설정인가.
여하튼 이 부분은 소설에 나오지 않는 내용이다.
다음 부분부터 소설에 이어진다.
의수를 수리하고 회복한 시키는 후조 빌딩에 결판을 지으러 간다.
어휴 눈좀봐 잘못했어. 용서해줘
잠입하는 사람의 로망 아니겠는가? 후드를 눌러쓰고 상대방을 노려보는.....
아놔....님하 매너염. 난 한명이라구
옥상에 올라가보니 꽤나 많은 것들이 버티고 서 있다.
범인에게 이끌림을 당해 자살한 사람들의 영혼들.
그들이 시키의 앞을 가로막는다.
그렇다면 죽일 수밖에!
귀신잡는 해병대 출현이시다.
잘리면 아파요
시키의 눈에 보이는 직사의 마안.
이 선을 가르게 되면 어떤것이든지 갈라진다고 한다.
소설에서는 그냥 말로 표현되어있는데 애니메이션이 직접 표현을 잘 해준 것 같다.
아놔 전보다 레벨업했네
마구 잘려나가지만
영혼이기 떄문이 형체가 잔인하게 남지는 않는다.
그냥 없애버리는거다.
중간정도까지만 이야기를 해봤다
실제 범인은 단순한 유령이 아니다.
1화의 부제인 '부감풍경' 즉 느껴지지 않는 풍경이라는 것은 이 범인의 심정과 맞닿아 있다.
아니 유독 1화만 그런게 아니라 공의 경계에서 각 챕터별 부제는 그 챕터의 범인, 혹은 주인공의 심정과 맞닿아 있다.
아까부터 범인 범인 거려서 무슨 탐정애니 같은 느낌이 나는데 그것은 아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으로 보니 각 캐릭터의 속마음 등을 볼 수 없어서 좀 밋밋한 구석이 없지 않았다.
밋밋하니까 그냥 퀄리티 좋은 애니 정도의 수준이라고나 할까.
물론 애니메이션이 소설의 내용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소설과 영상의 차이는 극복할 수 없다. 마치 소설이 영화화 되면 소설 먼저 본 사람은 영화가 재미없듯이 말이다.
소설의 내용을 충실이 따르려고 해서 '부감풍경'챕터가 먼저 나오기는 했는데
다음 화에서 시키가 왜 이런 '직사의 마안'을 갖게 됐는지, 이 남자놈은 왜 시키를 따라다니는지, 인형사라는 토우코는 누군지 알수 있다. 소설이야 다음 챕터가 바로 나오니까 읽으면 그만이지만 DVD는 나오는데는 시간이 걸리는데....과연 DVD 출판사가 잘한 선택일지 모르겠다.
소설팬의 입장으로써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애니메이션 감독이 생각한 것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하면서 본다면 재미있을 것이고 소설을 보지 않고 애니메이션만 보는 사람이라면 대사를 좀 생각하면서 본다면 재미있을 것이다. 사실, 공의 경계에 나오는 대사는 하나같이 철학적이거나 해서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도 있다.